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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닷물 달여 만드는 소금…50년간 끊겼던 맥 잇다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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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7-03-22 09: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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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98
슬로푸드의 원형, 맛의 방주를 찾아(21)충남 태안 자염(煮鹽)
천일염에 밀려 사라졌다가 2001년 태안문화원 부원장 등이 복원
‘통자락’ 방식으로 염도 높인 바닷물 은은한 불로 여덟시간 달여
3t 달이면 소금 60㎏ 정도 얻어 문화운동 차원 생산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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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이 맛있다. 이 소금의 짠맛은 부드럽고 둥글다. 입안에 남는 뒷맛은 쓰기는커녕 달기까지 하다. 색깔은 눈처럼 하얗고 알갱이는 흙가루처럼 곱다. 음식에 넣으면 맛이 살아난다. 난다 긴다 하는 요리사들도 맛을 보고는 “이게 무슨 소금이냐”며 눈이 둥그레진다. 실험실에서 검사하면 각종 미네랄은 물론 아미노산에 키토산까지 검출된다. 갯벌 흙이 품고 있는 태초의 생명력을 농축시킨 소금, 자염이다.

 자염은 문헌기록이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소금이고, 천일염은 1907년에 처음으로 일본에서 도입된 ‘신기술’로 만든 소금이다. 맛의 방주 목록에 올라 있는 자염이란 이름을 처음 봤을 때는 자주색 소금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삶을 자(煮)를 쓴다. ‘삶다, 익히다, 소금을 굽다, 짠물을 달여 소금을 만들다’의 뜻을 가진 한자다. 자염은 바닷물을 달여 만든 소금이다. 적어도 19세기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소금이라고 하면 무조건 불을 때서 만든 소금, 자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48년 한국 정부가 수립되고 염전 허가제도가 신고제로 바뀌었다. 우후죽순 대규모 천일염전이 생겼다. 생산량이 월등히 많고 값이 싼 천일염에 밀려 자염은 하루아침에 완전히 사라졌다. 50년 동안 맥이 끊겼다. 자염이 복원된 건 2001년의 일이다. 자염을 복원해낸 주인공은 정낙추 충남 태안문화원 부원장(67)과 가덕현·신세철씨 등 몇몇 동지들이었다.

 바닷물의 염도는 3.5% 정도다. 무작정 바닷물을 퍼다가 불을 때서 달이면 소금을 얻을 수 있지만 두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소위 ‘가성비’가 낮다. 장작 값 건지기도 어렵다. 둘째는 소금이 맛이 없다. 몹시 짜고 쓰다. 그래서 고안해낸 방법이 바닷물을 그냥 달이는 게 아니고 갯벌 흙을 투과시켜서 염도를 한껏 높일 수 있을 만큼 높인 다음 그 물을 퍼다가 달이는 방법이었다.

 바닷물이 갯벌 흙을 투과하면 단순히 염도만 높아지는 게 아니고 오묘한 맛과 질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래서 자염 맛의 비밀은 바로 갯벌에 있다. 모든 것을 받아들여 정화시키는 신비한 갯벌의 정기를 소금에 담는 것이다. 정낙추 부원장은 “소금의 핵심은 갯벌이에요”라고 잘라 말한다. 자염 복원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다행히 태안군 근흥면 낭금갯벌이 방조제에 막히지 않고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이었다.

 짠 바닷물이 갯벌 흙을 투과하면서 염도가 올라간다? 처음에는 도무지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듣도 보도 못한 얘기였고 내가 가진 상식에 비추어서도 농도가 짙은 짠물이 흙을 투과하면 농도가 낮아지는 게 정상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흙이 물보다 농도가 훨씬 짙은 상태라면? 그렇다. 정반대의 일이 발생한다.

 바닷물은 매일 하루 두번 밀려왔다 밀려나간다. 바닷물이 밀려오는 폭과 밀려나가는 폭이 큰 때가 사리고, 조금 들어왔다 조금 밀려나가며 폭 좁게 오락가락할 때가 조금이다. 각각 7일씩이다. 조금 때 갯벌이 말라야 소금을 만들 수 있다. 조금 때가 되어 물이 저만큼 밀려가서 들어오지 않고 멀리서 오락가락할 때면 갯벌이 햇볕에 드러나 바람을 맞으면서 마른다. 2~3일째가 되면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얗게 변한다. 물이 증발하면서 갯벌 흙의 염도가 올라간 것이다. 당연한 이치인데, 나는 그걸 몰랐다.

 갯벌 흙에 투과시킨 바닷물을 일일이 물지게로 져 날라다가 가마솥에 붓고 끓여 소금을 만드는 일은 말할 것도 없이 몹시 고된 노역이었을 것이다. 이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태안지역 사람들은 쉽고 편한 방법을 연구해냈는데 이른바 ‘통자락’이라는 방식이다.

 통자락은 갯벌 한가운데에 원을 파고 바닷물이 모이는 통을 설치해 만든다. 조금 때 소금 굽는 염부들은 육지와 가까운 갯벌에 자리를 잡고 흙을 퍼낸다. 지름 8~9m가량 되게 원을 그리며 퍼내는데 가장자리보다 중심을 더 깊게 파서 깔대기 모양의 원을 만든다. 제일 깊이 파들어간 원 중심의 깊이는 1.5m가량이다. 완만한 분화구 모양이다. 원 한가운데에 바닷물이 모일 수 있도록 간통이라는 이름의 통을 설치하면 통자락이 완성된다. 원 가장자리에 있는 갯벌 겉흙은 소를 이용해 하루 몇차례씩 써레질과 덩이질을 반복해서 갈아 뒤집는다. 잘게 부서진 흙은 쉽게 수분을 머금었다 내놓는데, 콩알 모양으로 굳으면서 염도가 15%까지 올라간다. 이 흙을 투과해서 원 안으로 들어간 바닷물이 간통에 모이는데, 이게 기술이다.

 사리 때가 되면 하루 두번 바닷물이 통자락 있는 곳까지 들어왔다 나간다. 말랐던 흙이 바닷물을 머금었다가 내놓는다. 잘 말라서 농도가 짙어진 갯벌 흙을 투과한 바닷물이 원 중심에 있는 간통 안으로 스며 고인다. 통자락은 갯벌에 인공으로 만든 일종의 샘이다. 통자락에서 퍼낸 물의 염도는 7~8% 정도 된다. 솔가지에 불을 붙여 세찬 불로 몰아 때다가 은은한 불로 여덟시간을 달이면 소금이 된다. 3t을 달이면 60㎏ 정도의 소금을 얻는다. 값이 비쌀 수밖에 없어서 영리목적이 아닌 문화운동 차원에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문의 영농조합법인 소금굽는사람들 ☎041-672-3001.

 백승우<강원 화천 농부·‘귀농귀촌 특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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