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란 질환이 상당 부분 진행될 때까지도 통증이나 별다른 증상이 없는 ‘간’을 부르는 별칭이다. 따라서 간은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 간에 좋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다.　



　◆채소·과일로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인체에 필요한 다양한 물질들을 분해·합성하는 간은 다량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필요로 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간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비타민과 무기질 공급원은 채소와 과일. 특히 지금이 제철인 귤은 비타민C는 물론 베타-크립토크산틴이 풍부해 음주로 인한 간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단호박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 E·C는 간의 세포막을 손상시키는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막고 이미 생성된 과산화지질을 분해한다. 양배추 또한 비타민 A·C는 물론 메틸메티오닌이라는 비타민U 성분을 함유해 지방간을 예방한다. 고구마에는 비타민과 무기질뿐 아니라 다량의 섬유소가 들어 있는데, 섬유소가 간기능 중 하나인 몸속 유해물질 배출을 도와 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밖에 무·쑥갓·마늘·표고버섯·감 등도 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콩·우유 등으로 충분한 단백질 섭취=간은 2000가지가 넘는 효소의 작용으로 제 기능을 한다. 그 효소들의 주성분은 단백질이다. 또 단백질은 간세포를 재생하는 역할을 하므로 단백질은 간 건강을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단백질이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은 콩이다. 콩으로 만든 두부의 단백질은 간세포를 재생하고 간에 생성된 지방을 혈액으로 이동시켜 지방간을 개선한다. 역시 콩이 원료인 생청국장은 비타민B2가 풍부해 지방의 대사작용을 도와 지방간을 예방하고, 특유의 끈적한 무틴 성분은 위점막을 보호해 알코올의 흡수를 느리게 한다. 우유도 빼놓을 수 없다. 우유에는 간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모두 들어 있으므로 매일 꾸준히 마시는 게 좋다. 이 밖에도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달걀·생선·살코기·동물의 간 등이 있다. 단, 간경화를 앓고 있는 사람은 단백질을 무리하게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간성혼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숙취해소엔 ‘콩나물국’과 ‘녹차’=연말이면 잦은 술자리로 더욱 피로해지는 간. 그래서 이 시기 자주 챙겨 먹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콩나물국이다. 콩나물에는 숙취해소와 간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아스파라긴이 다량 함유돼 있다.

　뜨끈한 굴국밥도 제격이다.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손상된 간을 치유하는 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타우린 성분이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글리코겐이 간기능을 활발하게 한다. 북엇국은 메티오닌이 풍부해 음주로 발생된 유해산소를 없애주고, 재첩국·바지락국도 타우린이 풍부해 숙취해소에 그만이다.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는 것 또한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이뇨작용을 일으켜 알코올 성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한다. 차의 원료로는 유자나 녹차처럼 알코올 분해에 대량으로 소모되는 비타민C가 풍부한 것이 좋다. 특히 녹차는 카테킨·알라닌 등의 성분이 있어 알코올 분해에 더욱 효과적이다.

　◇참고도서=<양·한방으로 극복하는 간장병>(노무라키주로 외 지음, 전나무숲), <간 건강백서>(대한간학회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