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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따뜻한 집밥 이야기] 우리나라 명절 음식의 가치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211.224.244.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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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7-01-20 08: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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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철 따라 절기 따라 해 먹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제철에 맞는 재료로 전통에 따라 명절마다 해 먹는 음식들이 정해져 있어 그때 그 음식을 만드는 일은 가정마다 큰 행사이자 동네잔치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절기마다 준비한 음식을 통해 배운 세월들을 돌아보면 그때에는 그저 치러야 하는 힘든 과정이었으나 살아가면서 그 음식들이 우리 민족의 삶과 건강을 지켜준 비밀이었다는 것을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절감하게 됩니다.

나의 어머니는 절기마다 철저히 준비해 전통을 이어가는 분이었습니다. 1월과 2월이면 장(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담고, 설이 오면 떡국과 식혜며 온갖 전과 탕국 등 명절에 해야 하는 모든 음식을 며칠 전부터 분주히 준비하시고 정월 대보름 음식인 오곡밥과 묵은 나물볶음도 빠지지 않고 해서 먹었습니다. 3월이면 여러 가지 젓갈 등을 담그기 위해 조기나 멸치, 황석어를 준비해 큰 독에 굵은소금을 뿌려가며 젓갈 준비를 했습니다. 몇 년씩 삭힌 젓갈들로 겨울에 김장을 담고 1년 내 양념으로 사용할 밑 준비를 해두시는 것입니다. 또 봄이면 4~5월에 나는 나물들(곰취 얼레지 고사리 등)을 따다가 데치고 말려, 겨우내 먹을 묵은 나물을 만드셨고, 한여름에 나는 당도 높은 과일로는 효소를 만들고 술을 담그고 조려 내어 설탕 대신 쓰거나 차도 타 드시는 용도로 준비하시고, 9월이 되면 한가위 음식을 미리 준비하시고 10월에 메주를 쑤고, 11월이 되면 김장 준비와 동짓날 음식 준비를 했지요.

또 그사이에 가문의 대소사를 치르기 위한 음식 준비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론 여자의 인생이 이 문화와 절기 음식들로 인해 너무나 고달프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 말하는 제철 음식이니 로컬푸드니 이런 것들이 무병장수의 비결이라 하니 이러한 절기 음식들을 먹는 문화가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지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지역 음식과 제철 음식들은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비밀 병기와 같습니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지요. 그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보존해야 합니다. 다음 세대에 잘 물려주어야 합니다.

때가 되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오늘은 동짓날이니 팥을 사러 가자" "팥죽을 먹어야지" 하는 대화가 오고 가야 합니다. 한가위에는 송편을 열 개 라도 빚어보아야 합니다.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니 묵은 나물과 오곡밥을 먹고 건강한 1년을 보내자~" 이런 대화가 오가며 우리 음식이 보존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이 바쁜 세상살이에 언제 그럴 시간이 있겠냐고 하겠지만, 급한 일만 하다 보면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문화는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단지 지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에게 진정한 맛이 무엇인지, 입안에 무엇이 들어왔을 때 맛있다고 느껴야 하는지 제대로 알게 해주어야 합니다.

우리의 절기 명절 음식은 참맛을, 향수의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만들기가 복잡하다 여길지 모르나 몇 가지만이라도 해 보면서 습관처럼 없으면 허전한 일이 됩니다. 음식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만들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떠들면서 행복의 기운도 함께 먹게 되겠지요,

명절 음식의 비밀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우리를 힘겨운 명절을 보내라고 전수한 것이 아니라 민족의 건강과 더불어 가족 간의 우애와 사랑과 화합을 다지는 귀한 시간으로 보내기를 바라는 염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염원을 이루어 나가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니라 말하고 싶습니다. 명절이 오면 단지 휴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어떻게 찾을까 하는 생각이 이 시대에 다시 한번 회자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심영순 요리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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